석정 한익환
石汀 韓益煥
1921-2006
작품활동
석정 한익환 선생은 주로 한국의 전통 도자기 색깔 연구에 몰두하는 사기장인으로 알려져 있고 본인도 기형보다는 색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그래서 선생의 이그러진 도자기 기형에는 색에 대한 그의 욕심이 보인다. 도자예술에 있어서 그는 다른 도예가들과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잘 만들어진 도자기들을 구우면서 어느 시기에 가마의 불을 끄면 예쁜 색을 가진 완벽한 기형의 작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색깔의 재현을 향한 선생의 욕심은 기형이 무너지더라도 최고의 절정까지 온도를 높인다. 그토록 열심히 만든 잘 생긴 도자기에게 자신의 연구의 혼을 불어넣어 최고까지 견디도록 요구한다.
그리곤 가마의 열을 이기지 못하고 최고의 비색을 내면서 이그러진 도자기를 보며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완벽하면 맛이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석정 한익환 선생의 욕심을 담은 백자의 색은 모자란 듯 보이는 자태의 아름다움을 더 눈부시게 만들고 인간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는 한익환 백자로 거듭났다.
연구활동
석정 한익환 선생의 연구실은 경기도 용인시 외사면 고안리 '익요益窯' 안에 있다. 그의 연구실은 항상 신문지로 도배되어 있는 벽과 나무판을 잘라서 못질을 한 소박하기 보다는 초라한 구조로 되어있다. 책상 위에는 색깔 연구에 쓰인 작은 도자기 편들이 있고
나무판으로 만들어진 선반에는 연구에 쓰일 흙들이 담긴 작은 사기 그릇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연구에 쓰일 흙 반덩이를 사는 것이 더 중요한 선생에게는 아마도 이 초라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듯 하다. 오히려 즐비하게 쌓인 도자기 편들과 흙들은 녹내장으로 실명에 가까운 선생의 눈을 더 밝게 해주는 특효약과도 같았다. 조선왕실 백자의 색깔을 재현한 후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젊은 시절 잠시 중단했던 고려왕실 청자의 비색 재현을 위해 이 연구실에서 두꺼운 안경과 돋보기를 쓰고 연구를 계속하였다.
* 사진과 설명은 한익환서울아트박물관 야외전시공간에 전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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